집들이 문화 — 휴지·세제 선물의 뜻과 요즘 집들이 하는 법
집들이는 새 집에 이사한 뒤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 집을 보여 주고 음식을 나누는 자리예요. 휴지는 "일이 술술 풀리라", 세제는 "거품처럼 살림이 불어나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어요. 요즘은 여러 번 나눠 작게 하거나, 집이 좁으면 집 구경은 짧게 하고 모임은 파티룸에서 열기도 해요.

집들이는 원래 어떤 자리였을까
집들이는 이사한 뒤 이웃과 친척, 친구를 불러 새 집을 보여 주고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에요. 새 집에 잘 들었다고 알리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인사이기도 했어요.
예전에는 이사하면 팥시루떡을 쪄서 이웃에 돌리는 풍습이 있었어요. 붉은 팥이 나쁜 기운을 막아 준다는 믿음에 "새로 왔으니 잘 지내자"는 인사를 더한 거예요. 집안에 따라 새 집에서 고사를 지내기도 했어요. 이사떡 돌리기는 아파트 생활이 늘면서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이웃에게 작은 간식과 인사 메모를 건네는 사람이 있어요.
이사 날짜를 고를 때 손 없는 날을 따지는 풍습도 있어요. "손"은 날짜에 따라 방향을 옮겨 다니며 사람의 일을 방해한다고 여긴 귀신을 말해요. 음력으로 끝자리가 9와 0인 날(9·10·19·20·29·30일)은 손이 하늘로 올라가 없는 날이라 이사하기 좋다고 했어요. 지금도 이삿짐센터 예약이 이런 날에 몰리고 요금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휴지와 세제를 들고 가는 이유
집들이 선물로 휴지와 세제가 오래 쓰인 데는 쓸모와 함께 담긴 뜻이 있어요. 널리 알려진 해석은 이래요.
| 선물 | 담긴 뜻 (널리 알려진 해석) |
|---|---|
| 두루마리 휴지 | 술술 풀리는 휴지처럼 하는 일마다 잘 풀리라 |
| 세제 | 거품이 일듯 살림과 재산이 불어나라 |
| 성냥·양초 | 불처럼 집안이 일어나고 밝아지라 (예전에 많이 하던 선물) |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오래 주고받으며 붙은 이야기예요. 다만 휴지와 세제는 누구나 쓰고, 많아도 버릴 일이 없는 물건이라 지금도 실패 없는 선물로 많이 들고 가요.
요즘은 여기에 디퓨저와 향초, 화분, 와인, 좋은 수건이나 그릇, 작은 주방 가전을 더해요. 새 집 분위기에 맞지 않는 물건은 오히려 짐이 될 수 있어 필요한 걸 먼저 물어보거나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는 사람도 많아요.
다른 나라의 집들이 선물
새 집에 뜻이 담긴 물건을 들고 가는 건 한국만의 풍습이 아니에요.
- 빵과 소금 — 동유럽과 유대 문화권에서는 새 집에 빵과 소금을 가져가는 풍습이 있어요. 빵은 굶지 않기를, 소금은 삶에 맛이 있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해요.
- 장작과 땔감 — 영어로 집들이를 하우스워밍(housewarming)이라고 해요. 손님들이 땔감을 들고 와 새 집에 불을 지펴 "집을 데워 줬다"는 데서 이름이 왔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요.
- 와인과 식물 — 요즘 영어권 집들이에서는 와인 한 병이나 화분을 들고 가는 게 무난한 선물로 꼽혀요.
먹고 쓰는 물건에 "이 집에서 잘 살라"는 마음을 얹는다는 점에서, 휴지와 세제와 같은 생각이에요.
요즘 집들이는 이렇게 해요
- 여러 번 나눠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처럼 모임별로 나눠 작게 여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에 다 부르면 집이 좁고 대화가 섞여요.
- 음식은 배달과 밀키트로. 예전 집들이 상에는 잡채, 갈비찜, 각종 전처럼 손이 많이 가는 잔치 음식이 올랐어요. 요즘은 배달 음식이나 밀키트, 손님이 한 가지씩 들고 오는 포틀럭으로 부담을 나누고, 와인과 치즈처럼 가볍게 차리는 집도 많아요.
- 신혼 집들이의 변화. 예전에는 신혼부부가 직장 동료를 여러 차례 초대하는 게 흔했지만, 요즘은 가까운 사람 위주로 줄인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 온라인 집들이. 인테리어 사진과 집 소개 글을 올려 집을 보여 주는 "온라인 집들이"도 하나의 문화가 됐어요. 직접 부르지 않아도 집 구경은 할 수 있어요.
집이 좁을 때 생기는 고민
혼자 사는 원룸이나 오피스텔, 막 이사한 신혼집은 손님 열 명이 앉기 어려워요. 그래서 집들이를 앞두고 이런 고민이 생겨요.
- 의자와 그릇이 사람 수만큼 없어요.
- 밤늦게 소리가 나면 이웃에게 미안해요.
- 손님이 가고 나면 설거지와 청소가 몇 시간이에요.
- 직장 동료에게까지 집 안을 다 보여 주기는 조금 부담스러워요.
집 구경은 짧게, 모임은 파티룸에서
그래서 요즘은 집들이를 둘로 나누기도 해요.
- 집 구경은 가까운 몇 명과 짧게. 낮에 한 시간쯤 집을 보여 주고 차 한잔.
- 모임은 근처 파티룸에서. 큰 테이블에 음식을 펼쳐 놓고 노래방이나 TV 게임으로 놀아요.
집들이의 본뜻이 새 집을 보여 주고 인사하는 것이라면, 파티룸이 대신하는 건 그중 "모여서 먹고 노는 부분"이에요. 집을 직접 못 보여 주는 대신 새 집 사진을 TV에 띄워 소개하는 방법도 있어요. 파티룸 집들이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집들이 대신 파티룸에, 집과 대관의 장단점은 홈파티에서 파티룸으로에 정리했어요.
손님으로 갈 때의 매너
- 약속 시각에 맞춰 가요. 너무 일찍 가면 준비하는 중일 수 있어요.
- 집 안 구석구석을 열어 보지 않아요. 보여 주는 곳까지만.
- 선물은 들고 가기 편한 크기로. 휴지 30롤 묶음을 들고 지하철을 타기는 힘들어요.
- 끝날 때 설거지나 쓰레기 정리를 거들겠다고 한마디 해요.



